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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컬러레이저 하나쯤은 품고 사는거다

겐도 2008. 10. 27. 22:52

"굽신굽신"의 힘이었을까. 어찌하여 체험단 당첨은 되었으나 배송지연에 외국출장콤보를 당하고 나니 제대로 리뷰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거의 리뷰기한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안쓰면 토해야 되심"이란 경고문구에 덜덜덜 떨며 쓴다.

 

내가 처음 프린터를 사용하게 된 것은 9핀 도트프린터였다. 곧 24핀 프린터로 업그레이드 하였지만, 당시 학교 숙제를 "아래아한글"로 작성해서 제출하여 선생님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던 적도 있었고 거의 2~3년에 한번씩은 프린터를 교체해 왔었는데 최근에는 없었다. 그러다 정말 때마침 프린터가 집에서 생겨 여러모로 잘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에 직장을 옮기면서 필요한 서류들을 뽑아야 했었고 특히 출장 갈때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길 안내를 쉽게 뽑을 수 있었다. 여러 예약 서류나 이메일도 줄줄이 뽑아서 들고 갔다. 가정에서 그래도 가끔씩 문서를 뽑는 일이 있다면 출력소나 PC방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이런 프린터 하나쯤 들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우선 제품의 대충적인 사이즈를 보고자 음악시디 케이스와 겹쳐서 두었다. 가로는 긴쪽으로 3장 약간 안되고 높이는 짧은쪽 2장 약간 안된다. 전원 스위치가 왼쪽 벽에 있으므로 가로 3장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깊이는 긴쪽 3장 반정도로 보면 된다. 자신의 책상위에 들어갈 수 있는지 혹은 책상 아래 선반에 넣을 수 있는지는 이정도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사실 전원스위치가 사이드에 있는 것은 공간활용면에서 좋지 않다. HP프린터의 상당수는 그 위치에 전원을 두지만 앞면 패널 근처에 두어야 비좁은 곳에서 사용하기에 편하지 않을 까 한다. 특히 이런 소형은 항상 켜두기엔 전기세가 좀 아깝지 않은가.

 

 

(촛점이 케이블 앞으로 맞아 버렸지만 ㅠ.ㅠ) 뒷면 단자쪽은 정말 간단하다. USB 2.0 포트 하나가 전부이다. 이더넷 연결을 위한 흔적은 있지만 1215계열에선 이더넷 연결이 되는 모델은 보이지 않고 1515n 정도가 있다. 구석기시대 컴퓨터라 패러럴 포트만 지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이런 컴퓨터라면 Windows XP 설치부터;;;) 일단 연결엔 문제가 없다. 허나 집에 여러대의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필요할 때 마다 USB 코드를 옮겨 꼽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아니면 프린터용 컴퓨터가 항상 켜져 있어야 할것이다. 집에 공유기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텐데 저가형 레이저가 이더넷 달려 나오기엔 아직 시기 상조일까. 무선 지원같은 것을 바라기도 하지만.

 

혹 이 프린터를 주문하고는 용지를 미리 사신다면 절대 500장 묶음 같은 큰것을 사지 않는 것이 좋다. 150장이 한계다. 양면인쇄장치 옵션 같은 건 없고 저기다 다시 얹어서 뽑는다(드라이버 지원이라 불리는..). 종이 넣을때 저렇게 왕창 뽑아 넣을 필요는 없다(단지 사진 찍기용으로 본인도 처음 뽑아본거다). 살짝 꺼내서 대충 밀어 넣으면 된다. 트레이가 A4까지만 되는 제품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가이드가 밀리는 일이 적어서 대충 넣어도 비뚤게 종이가 급지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500장짜리 샀는데 이거 다 쓸려면... ㅠ.ㅠ (참고로 토너는 700장 정도 생각하면 될듯 하다.)

 

혀를 낼름 내밀고 있는 프린터군. CYMK 4색 혼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토너 검색해 봤으나 대형토너는 안보인다. CB540, 541, 542, 543을 사면 된다. 정확한 색은 C,Y,M이지만 몇몇 사이트를 찾아본 바로는 이해하기 쉽게 파랑, 노랑, 빨강으로 나온다.

현재 프린터의 가격은 대충 24만원 근처, 토너는 각각 6~7만원 정도 된다. 많은 프린터들이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특히 이 모델은 토너 4개를 구입하는 것과 새로 사는 것과 고민이 된다. 버리는 비용만 잘 처리한다면 새로 사는게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 본인이야 700장 뽑을 때쯤엔 버리고 새로운 모델을 사는 쪽이 나은 상황이 되어버리겠지만 자원의 재활용 측면에서 프린터 업체들의 비정상적인 이런 가격은 좀 개선되었으면 한다.

 

마지막 호환성을 보자.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온 초기에는 일부 지원되지 않는 곳이 있었으나 현재로선 거의 모든 곳이 되는 듯 하다. 위의 예제는 졸업증명서 뽑을 때 사용하는 서비스의 시험 출력 화면이다. 컬러까지 잘 나온다. 가정에서 가끔 프린터가 필요한 곳이 바로 저런 증명서 관련이 아닐까. 주민등록등본 등을 뽑는 전자정부사이트에서도 지원되는 프린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HP의 저가형 프린터의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PCL을 지원하지 않고 윈도우를 제외한 운영체제는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본인의 경우 다행히(?) Vista를 사용중인 컴퓨터가 한대 있어서 설치에 문제가 없었지만 Apple사의 MacBook Pro도 하나 들고 있는데 여기서는 바로 뽑을 수 없고 PDF등으로 만들어서 윈도우로 옮긴 후에 찍어야 한다. 리눅스는 꿈도 꾸지 못하고, 또한 윈도우도 새로운 버젼이 나왔을 때 바로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물론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윈도우의 업그레이드 주기도 늦은 편이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또한 새 윈도우가 나올 때 쯤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토너부분에서도 지적하였듯 새로 지원되는 프린터를 사버리면 될지도 모르겠다. 혹 가정에서 맥을 사용중이신 분들은 이 모델 사셨다간 VMWARE나 Bootcamp 뛰워서 인쇄하는 고생을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잉크젯 프린터를 이보다 비싼 가격에 산 것이 몇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리고 사실 이전에 CP1215보다 3배쯤 큰 S사 컬러레이저를 중고로 사서 사용중이었지만 예열시간 5분이란 끔찍한 문제때문에 그리 자주 사용하진 않았다. 허나 이제는 적절한 가격으로 컬러레이저를 살 수 있게 된것 같다. 성능도 충분하고 특히 소량으로 가끔 뽑는 경우에 적절하게 PPM은 약간 낮은 편이지만 예열시간, 특히 전원을 넣어서 첫장을 받아보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으로 충분하다. 아침에 급하게 나가봐야 할 때도 브라우저를 열면서 전원을 넣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프린트 명령을 날리면 예열이 거의 끝나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또한 레이저 특유의 냄새(토너나 기름 냄새)도 거의 없다. 기술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이 확실하다.

 

* 모든 사진은 Nikon D80, Nikkor 35mm F2.0D, SB600으로 촬영되었습니다.